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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TEMUSE x B.D. Graft

 

Crowd, Biographies and Plants by B.D. Graft

INTERVIEW

‘콜라주, 컬래버레이션, 인스타그램’. 암스테르담 베이스로 활동 중인 B.D. Graft(비디 그라프트)의 작품 세계는 밀레니얼 세대가 사랑하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헌책에서 뜯어낸 페이지나 빈티지 엽서 위에 자신의 상징인 노란 조각을 오려 붙인 작품들은 감각적인 비주얼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인스타그램을 타고 금세 유명해졌고,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아트 신뿐만 아니라 패션 신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Is it mine if I add some yellow?(노란색을 더하면 내 것이 될까요?)” B.D. Graft의 콜라주 프로젝트 ‘Add Yellow’의 슬로건은 예술 작업의 주체와 소유권에 대한 작가의 도발적인 질문이자 성명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덧입혀 누군가의 작업물에 변형을 가했다면 그것은 누구의 것인가? 누구의 소유인지 판가름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긴 한가?" 타인의 작품을 ‘편집’하거나 ‘변형’ 또 는 ‘개입’을 가하는 것이 음악을 샘플링하거나 리믹스하는 것과 같은 창작의 개념으로 이해되는 오늘날, B.D. Graft가 선보이는 ‘편집의 예술’은 이와 같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콜라주로 시작한 B.D. Graft의 작품 세계는 드로잉, 페인팅 그리고 그 모두를 혼합하며 점점 경계선 없이 확장되고 있다. 물감, 목탄, 파스텔 등 다양한 재료를 폭넓게 사용하는 그의 회화 작품에는 생명력 넘치는 식물과 꽃이 만발한다. 다채로운 식물이 자연스러움을 지닌 채 캔버스를 밀도 있게 채울 때 느끼는 행복감을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도 그대로 전하고 싶다는 B.D. Graft를 그의 암스테르담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 Collage

Q 어떻게 콜라주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A 대학에서는 영화를, 대학원에서는 영문학을 전공했고 시나리오 작가가 되려고 했기 때문에 평소 레퍼런스를 찾느라 노트북이나 TV 등의 스크린을 굉장히 많이 보는 편이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아티스트인 친구를 통해 콜라주를 알게 되었고 직접 종이를 오리고 붙이는 작업을 하면서 차분한 즐거움에 푹 빠졌습니다. 그때부터 나만의 콜라주 스타일을 개발하게 되었죠.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이나 빈티지 엽서 위에 독특한 형태로 오려 노란색으로 칠한 조각을 붙이는 거였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질문ㅡ“내가 무언가를 덧입혀 누군가의 작업물에 변형을 가했다면 그것은 누구의 것인가?”을 통해 ‘Add Yellow’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Add Yellow’ 프로젝트는 현대미술의 논쟁적인 주제를 은유적으로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아트와 소유권에 관한 주제죠.
A 제 프로젝트의 슬로건 “Is it mine if I add some yellow(노란색을 더하면 내 것이 될까요)?”는 예술 작업의 주체와 소유권에 대한 질문이자 성명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는 모든 것을 차용하고, 리믹스하고, 리포스팅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잖아요.
Q 당신은 이에 대해 음악 프로듀서가 기존의 곡을 샘플링해서 완전히 새롭고 흥미진진한 트랙을 만드는 일에 비유했는데, 솔직히 요즘 모든 예술과 음악, 패션 등이 그렇지 않나요?
A 물론이에요. 패션도 마찬가지에요. 모든 시류는 다시 돌아옵니다. 스키니한 청바지가 유행이었다가 다시 헐렁한 청바지가 돌아왔는데, 실은 전부 우리가 과거에 이미 봤던 것들입니다. 버질 아블로는 모나리자의 이미지를 가져와서 티셔츠에 프린트하고 그 아래에 ‘오프화이트’라고 써 넣음으로써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죠. 저는 음악에도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뮤지션들과 앨범 커버 작업도 여러 번 했고요. 그러면서 그들과 콜라주 작업과 음악 샘플링 작업의 유사성에 대해 종종 얘기를 나누곤 합니다. 나만의 노래가 되려면 얼마나 많이 리믹스하고 샘플링하면 될까요? 그 경계를 정하기란 어렵죠.
Q 그래서 그런지, 오늘날을 ‘편집의 시대’ 라고 합니다. 당신도 그런 흐름의 일부라고 생각하나요?
A 네. 요즘에는 그런 일이 너무 빈번해서 사람들이 일종의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물론 여전히 논쟁이 필요한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원작자는 당연히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매번 그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는 항상 원작과 원작가의 존재를 명심해야 합니다. 저는 종종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오마주로 ‘Add Yellow’ 프로젝트를 활용합니다. 만약 제가 피카소 작품에 노란색을 더한다면 그건 “피카소, 당신 작품은 내 거야.”라는 뜻이 절대 아니에요. 제가 사랑하는 피카소의 예술에 저만의 현대적인 해석을 담고 싶은 거죠.

Q 당신의 콜라주 작업을 할 때 헌 책을 주 소재로 사용하는 이유가 있나요?
A 요즘 우리는 스크린에 에워싸여 있어요. 스마트폰, 컴퓨터 등... 주변에는 대량 생산된 물건들이 가득하고요. 모든 게 빠르고 일시적인 것들 뿐이에요. 무언가를 한두 번 쓰고 버리는 일도 지나치게 많아졌고요. 그래서 저는 최근, 사람들이 다시 공들여 만든 물건들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디지털 음원에 대항하며 레코드를 듣는 일종의 저항 운동처럼요. 사람들은 다시 레코드와 빈티지 옷을 사기 시작했고 좋은 품질의 물건들을 찾게 되었어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래된 물건들도 좋아하고요. 저 역시 콜라주를 할 때 오래된 책들을 사용합니다. 그런 물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자연히 그것의 역사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죠.
Q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작품 중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Mein Kampf(나의 투쟁)’를 가지고 한 작업인 <MK> 시리즈가 눈에 띕니다. 어떻게 이 책을 작품화하게 되었나요?
A ‘왜 <Mein Kampf>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불법을 저지르는 일이 되고, 지금까지 금서로 분류되어 왔는가’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나는 그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Mein Kampf>는 단지 책일 뿐이고 그 책에 어떤 종류의 존경심, 파워, 오라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우연히 기사를 통해 암스테르담의 한 서점에서 그 책을 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가 독일인이기도 하거니와 그 책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추악한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는 일은 해볼 만하잖아요? 젊은 시절 미술가를 꿈꾼 히틀러는 고전적인 화풍에 집착한 나머지 일체의 모던 아트를 혐오했어요. 1937년에는 뮌헨에서 <퇴폐미술전>을 열고 칸딘스키, 클레, 에른스트 등 거의 모든 당대 작가들의 작품을 퇴폐 미술로 낙인 찍어 지하실에 처박거나 불태웠죠. 책을 구입해 돌아오는 길에 그들이 그토록 싫어한 현대미술로 한 방 먹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MK> 시리즈는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종류의 증오와 편견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현대미술을 차용해서 말 그대로 그들의 책에 붙여 넣은 겁니다. 증오로 가득한 히틀러의 말들을 무장해제하기 위해서.
Q 당신의 작품이 마티스(Matisse)의 종이오리기(Cut-outs) 작품과 존 발데사리(John Baldessari)의 작품들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A 흥미롭게도 제가 존 발데사리의 작품을 알게 된 건 ‘Add Yellow’ 시리즈를 시작한 이후였어요. ‘Add Yellow’는 특정한 컬러를 가져와서 사람들의 얼굴에 덧붙이는 방식이 과거에 존 발데사리가 했던 작품과 꽤 유사해요. 현대사회의 문화적 특성을 투영하고 그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는 것도 공통점인데 발데사리는 이미 30년 전에 그런 작품을 선보였어요. 정말 대단하고 흥미로운 작가죠. 마티스는 언제나 내 작품에 영감을 줍니다. 그의 모든 그림을 사랑하지만 특히 컷 아웃 작품을 좋아해요. 그가 사물을 실제처럼 재현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게 좋아요. 아주 단순하고 시선을 끌어 모으면서도 미니멀하죠.

Q 그런데 왜 노란색인가요?
A 저는 '노랑'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눈에 확 띄는 색이라 곧바로 시선을 끌어모으니까요. 하지만 노란색은 그렇게 많은 의미를 품은 색깔은 아니에요. 다른 색에 비해서 (복잡하거나 무거운) 의미를 담고 있지도 않고요. 빨간색이나 검은색을 떠올려보세요. 빨강은 위험이나 열정을 곧바로 연상시키고, 검정은 우울이나 멜랑콜리를 떠올리게 하죠. 하지만 노랑은 보다 중립적이에요. 햇빛 같은 것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그 외에 (곧바로 떠오르는) 특정 의미는 적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노란색이 저만의 의미를 갖게 된 거죠.
Q 혹시 <Add Yellow>프로젝트로 색다르게 시도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A 종종, 거리 미술 프로젝트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광고판이나 건축물, 거리 표지판에 커다란 노란 조각을 붙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길거리로 나가서 모든 것에 'Add Yellow'를 해보는 멋진 프로젝트가 되었을 것 같네요. 이렇게 노란 스티커가 있어서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어도 재미있겠어요. 그 사람들이 전 세계의 거리로 퍼지는 거예요, 모든 것들에 'Add Yellow'를 붙이면서. 눈에 확 띄겠네요. 정말 근사할 것 같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달아서 곳곳에 'Add Yellow'가 붙어 있는 모습을 온 세계에서 볼 수 있겠죠.
Q 콜라주로 시작한 당신의 작품 세계는 드로잉, 페인팅, 그리고 그것들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물감, 목탄, 파스텔 등 다양한 재료를 폭넓게 사용해 생명력 넘치는 식물과 꽃으로 캔버스를 채운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이 작품들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저에게 예술은 아름다움이자,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저는 진지하고 심오한 예술도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예술은 일종의 테라피이기도 해요. 다채로운 식물이 자연스러움을 지닌 채 캔버스를 밀도 있게 채울 때 만족감이 들어요.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작업을 하는데 그러면 그날이 조금 더 환해져요.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그런 느낌을 전하고 싶어요. 저의 예술이 세상을 바꿀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어떤 날들을 좀 환하게 밝혀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 Collaboration

Q 현대미술에서 패션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은 하나의 장르라 할 만큼 매우 빈번한 일이 되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A 패션과 미술은 오랫동안 밀접하게 연관되어왔습니다. 아름다운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의상에도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자연스런 일이죠. 사람은 벽에 걸린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만족감에서 나아가, 자신이 누구인지 보여주길 원해요. 그럴 때 패션이 중요하고, 그것이 패션과 예술이 함께 작업을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Q 컬래버레이션 제안을 수락하는 기준이 있나요?
A 어떤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할 때에는 우선 그 작업이 저의 미학과 자연스럽게 잘 맞아야만 해요. 그리고 그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나 방향도 마음에 들어야 합니다.
Q 이번 뮤트뮤즈(MUTEMUSE)와의 컬래버레이션에 대해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앞서 말한 부분에 이어, 저는 질 좋은 물건, 공들여 만든 제품들을 좋아합니다. 좋은 소재와 꼼꼼하게 마감된 디테일을 따지는 편이고요. 그런데 뮤트뮤즈는 그런 완성도에 확실하게 집중하는 브랜드라고 느껴졌어요. 품격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이는 브랜드죠. 바로 이런 점이 제가 뮤트뮤즈와 함께 일하고 싶었던 이유입니다. 저의 작품이 뮤트뮤즈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주었고 또한 뮤트뮤즈의 제품이 저의 작품 세계를 풍성하게 해준 것 같아요. 아트와 패션의 완벽한 공생관계를 경험한 작업이었습니다.
Q 가죽 질감의 제품으로 작업하는 건 처음이라고 했는데, 어렵지는 않았나요?
A 일단 '스트랩'을 디자인해야 했는데, 저로서는 소재나 포맷 측면에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또다른 방식으로 작업해보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무엇보다 결과물이 훌륭했고, 정말 만족스러워요. 제 작품이 가죽 위에 새겨지는 건 처음이라서 흥분했었어요. 처음에는 "이게 가능할까? 잘 될까?" 하는 의문이었는데 작업이 진행되는 걸 지켜보고 나니 "와! 정말 멋지다""는 감탄이 나왔죠.
Q 혹시 또 다른 컬래버레이션이 예정되어 있나요?
A 몇 달 전에 버질 아블로에게서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았어요. 저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함께 작업하고 싶다더군요. 그렇게 올 하반기에 선보이는 컬래버레이션이 성사됐죠. 오프 화이트(Off-White)에서 제 작품이 프린트된 제품들을 곧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